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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한인회와 미국 시카고 한인회 대표, 독도수호국제연대 회원들이 지난 20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동해 표기 관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파리=이성훈 특파원 inout@chosun.com |
日의 "일본해 단독표기 유지" 제안도 반대 많아
오늘 다시 총회서 논의… 美 "양국이 합의하라"
"日, 한국보다 3배 많은 자료 총회에 제출" 소문도
25일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일본 정부대표단은 일본해(日本海)가 단독표기된 1953년판 국제표준 해도집을 바탕으로 한 개정판(4판) 발간을 토의하자고 주장했지만, 대다수의 참가국들이 이에 반대해 거부됐다.
모나코에 파견된 정부 대표단에 따르면, 일본은 이날 총회에서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3판(1953년 발행)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합의된 부분에 대해서만 부분적 개정을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논란이 되는 일본해 명칭을 그대로 둔 채 개정판을 내자는 '꼼수'를 쓴 것이다.
이 제안의 토의 여부에 대해 투표한 결과, 일본만 찬성했으며 다수 국가가 반대하거나 기권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총회에서도 일본해가 단독 표기된 '해양과 바다의 경계' 4판 발간 결정이 내려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7일까지 계속되는 IHO총회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 대신 동해를 병기 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라며 "일본해가 단독표기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4판 발간을 저지하는 것이 우리의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일 양국은 이날 총회에서 동해 병기를 둘러싸고 사흘째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국 대표단은 S-23 해도집 개정판을 더 완벽하게 발간하기 위해서는 동해라는 이름이 통용되는 현실을 반영해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지명 표기와 관련해서는 주변 당사국의 견해가 존중돼야 하기 때문에 동해를 일본해와 함께 사용한 S-23 해도집 개정판을 조속히 발간하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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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은 일본해라는 이름이 훨씬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지명 병기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일본해 단독 표기가 합당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미국은 일본해 단독 표기가 공식입장이지만 S-23 해도집 개정판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한일 양국에게 '동해 병기 문제에 대해서 합의하라'는 입장을 보이는 것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IHO 실무그룹은 총회 보고를 통해 현행 S-23 해도집이 오류가 많고 규정도 낡아 국제 지침서로서 기능을 상실했다며 개정판 발행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일본 대표단이 한국보다 3배나 많은 관련 자료를 IHO에 제출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한국 대표단을 이끄는 백지아 외교부 국제기구 국장은 "현재로서는 어떤 결론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며 "우리 측 논리에 수긍하는 회원국도 많은 만큼 동해 병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S-23 해도집 개정 논의가 교착되자 일부 국가는 IHO 무용론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대표단은 "국제 표준 지침서로서 기능을 상실한 S-23 규정을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동해 병기를 지지하기 위해 모나코에 도착한 김신(경희대 교수) 동해포럼 회장은 "현행 S-23 해도집에서 동해 해역의 경계가 표시돼 있지 않은 오류가 발견됐다"며 "경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해라는 명칭 자체도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남서쪽 경계를 '동중국해의 북동쪽 경계와 일본 내해의 서쪽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라고만 설명해 우리 서해와의 경계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하원 기자 May2@chosun.com]
[파리=이성훈 특파원 inout@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