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현 내 일부 학교들이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긴 부교재를 채택한 것과 관련 충남도가 강경한 대응을 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도는 기자브리핑을 통해 “구마모토현에 왜곡 교재 채택에 대한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국내·외적 공동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이후 도는 19일 남궁영 충남도 경제통상실장과 홍만표 국제전문팀장을 도지사 특사로 구마모토현에 급파했다. 특사일행은 가바시아 이쿠오(蒲島 郁夫) 지사를 만나 안희정 지사의 항의 친필서한을 전달하며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항의서한은 구마모토 현립 3개 중학교에서 올해부터 왜곡 부교재를 사용키로 한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구마모토현이 부교재 사용 예산을 지원한 것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미 배포된 부교재가 해당 학교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조치해 줄 것과 추후 왜곡 교과서나 부교재가 채택되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도는 구마모토현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다음 주 중 구마모토현 측이 입장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예민하게 반응을 하고 있는 도와 달리 구마모토현 측은 이 같은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도와 구마모토현의 우정에 적신호가 켜질 수도 있는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

도는 1983년 1월 일본 구마모토현과 자매결연을 맺은 후 28년 여 동안 민·관 차원에서 482차례에 걸쳐 9145명이 왕래하는 다양한 교류를 펼쳐왔지만 지난달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왜곡 교과서를 구마모토현 내 학교들이 부교재로 채택하면서 양 지역 간 교류에 이상 신호가 생겼다. 도는 기자브리핑 당시 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구마모토현이 미온적으로 반응할 경우 연락관 소환 등 단계별 강경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힌 상태이다.

이에 따라 도는 지방외교 '최후의 수단'이 될 수 있는‘구마모토 사무소 철수’와 같은 강경한 대응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마모토 사무소를 철수하는 것은 29년 지기인 구마모토현과의 우정과 외교를 단절하겠다는 의미이다. 특히 도는 오는 2013년 교류 3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개최할 계획을 세운 상태로 구마모토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마모토현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도는 이달 말 구마모토 현립 중학교 독도영유권 주장 부교재 채택에 따른 대응방안 논의와 관련해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답변이 오기 전 대응방안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미온적인 반응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 관계자는 “부교재는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 것이지만 영토문제와 역사문제를 다루는 수업이 이뤄지면 사용된다”며 “사용의 여부는 가바시아 이쿠오 지사의 권한으로 어느 정도는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