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친일세력들이 다시 득세하려는 사회분위가 조성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유감스럽습니다."
광복회 승병일(84) 부회장은 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3.1독립운동을 다시 해야 한다는 절박함 마저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승 부회장은 "3.1정신은 우리 헌법 전문에도 명시돼 있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맥이 닿아 있지만 청소년들이
삼일절을 잘 모르고 있다"면서 "역사과목을 필수과목에서 제외시켜 선택과목으로 정했기 때문이라며 역사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승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광복회 부회장으로서 삼일절 92주년을 맞는 소감은.
"3.1독립운동은 우리의 강인한 민족정신이 집약된 총체일 뿐만 아니라 세계 약소민족에게 자주독립의 희망과 의기를 북돋아 준 세계사적 가치를 지닌 운동이다. 또 불의에 항거한 온 누리의 평화와 정의와 양심의 승리를 상징하는 것으로써 배달겨레의 문화적 자질과 우수성을 보여준 우리민족의 최대 정신자산이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에도 분명하게 명시돼 있다. 그런데 최근 민족정기를 훼손하려는 친일세력들이 다시 득세하려는 사회분위가 조성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유감스럽다. 그래서 이번 삼일절을 맞이한 광복회는 지난날의 3·1독립운동을 다시 해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마저 들고 있다."
-지난해 12월15일 친일재산 가운데 가장 액수가 큰 조선왕족 이해승의 300억원대 토지에 대한 국가귀속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있었다. 대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는데.
"바로 매국노 친일파 이해승의 친일재산에 대한 국가패소 결정이 났다. 이같은 영향으로 많은 친일파 후손들이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 대법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를 들어가며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사법변란'을 초래했다. 민일영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직무를 유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대법원이 친일잔재 청산을 갈망하는 대다수 우리 국민의 기본정서마저 무시하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사상 가장 치욕스런 판결을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계속 우리 국민들의 거친 항의를 받을 것이다.
-국가보훈처에
애국지사 기금을 써서라도 친일파 사료발굴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능한가.
"일제로부터 친일을 대가로 작위를 받은 자들은 모두 친일파로 규정해야 한다. 그런데 대법원에 의해 친일행위를 하고 일제의 도움으로 재산을 축재했다 하더라도 축재와 친일행위의 선후에 따라 국가귀속 대상인 친일재산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는 희한한 법리가 만들어졌다. 법률해석은 입법취지와 전체 법조항 내용을 고려해 합목적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재판부가 '친일재산 환수법'의 친일재산 정의조항을 협소한 시각으로 해석는 안된다."
-삼일절에 대해 잘 모르는 청소년들이 많다.
"3.1정신은 우리 헌법 전문에도 명시돼 있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맥이 닿아 있다. 그런데도 우리 청소년들이 삼일절을 잘 모르고 있다. 이는 역사과목을 필수과목에서 제외시켜 선택과목으로 정함으로써 역사를 알리지 않으려고 하는데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3.1독립정신은 대한민국이 선진 미래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국민통합과 민족화합의 공동체정신이 오롯이 들어 있는 우리의 거대한 성장동력이다. 독립운동가들 중에는 우리 청소년들이 자랑스럽게 여길만한 인물들이 많다는 점을 청소년들이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에서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해산됐다. 현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친일조사위 기구가 해체되고 활동이 종료된 지금 법원에서는 친일재산 국가귀속 결정 증거부족을 이유로 자료 보충을 요구하고 있다. 법적으로 보장된 위원회 활동이 이미 끝나버린 이상 다시 활동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는 우리 정부가 사안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지난 친일조사위를 계승해 친일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하는 전문기구가 신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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