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인천 강의 이후 전국서 43차례 진행

독도 관련 노래 여러 외국어로 불러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것을 알리고, 영어와 일어, 스페인어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작년 6월 인천 강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43차례나 `G20 파워콘서트 강의'를 진행한 `독도 가수' 서희 씨는 11일 "내 노래를 들으면 저절로 신이 나고 가슴이 뿌듯해지면서 뭔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자비로 서울 G20 정상회의 기념음반 `야야야 코리아' DVD와 CD를 각각 1천 개씩 제작해 강연할 때 나눠주고 있다. 역시 자비로 지난달 제작한 9집 음반도 모두 무료로 배포할 생각이다. 이 음반을 들고 그는 오는 20∼22일 경상북도 칠곡의 3개 초등학교에서 공연을 겸한 강의를 할 예정이다.

9집 음반에는 `신독도는 우리 땅', `두 유 노우 독도?'(DO YOU KNOW DOKDO?), 스페인어 노래 `Sabas Dokdo'(독도를 아느냐), 일본어 노래 `독도와 간코구'(독도는 한국), `독도는 우리 땅 2010' 등이 들어 있다. 모두 흥겹고 신나는 리듬에 간단명료한 가사여서 따라 부르기도 쉽다.

"...잿더미 속에서도 불사조는 날아오른다. / ...수억 년 역사의 도전을 뚫고 날아오른 불사조 대한민국 / 힘차게 날아올라, 멀리멀리 날아올라..."(야야야 코리아)

그는 지난해 6월 약 30만 명이 모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축제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사회자가 `한국에서 유명한 독도가수 서희'라고 소개할 때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청중들이 `웃다보니'라는 노래를 들려주자 모두 흥에 겨워 환호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꼬인 일도 웃다보면 답이 보이고 / 없던 복도 웃다보면 굴러 온다네 / 즐겁다고 생각하면 즐거운 인생 / 웃다보니 행복하네 일단 한 번 웃어 봐 / 아하하하 화가 나도 웃고 / 에헤헤헤 헤어져도 웃고 / 오호호호 호탕하게 웃고 / 우후후후 후련하게 웃고 ..."

그는 미국 공연 말고도 필리핀 한인회와 호주 시드니한인회 등의 초청으로 다른 지역 해외 공연도 자주 다닌다.

해외공연을 다닐 때 안타까웠던 것은 독도가 한국 땅임을 모르는 한인 2, 3세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독도가 뭐냐"거나 "독도가 진짜 한국 땅 맞냐"고 묻는 한인 청소년들이 있어 잠시 말문이 막혔었다.

고려시대 서희 장군의 32대손이라는 그는 1989년 공중파 방송의 오락프로그램 사회자를 시작으로 방송활동을 시작해 1990년 첫 음반인 `슈퍼맹꽁이와 함께 부르는 역사노래'를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8년간 청와대에서 열리는 어버이날과 어린이날 행사에서 MC를 맡기도 했다.

`대한민국 싸우지 마', `아! 고구려', `간도 of Korea', `월드컵 아리랑' 등 건전가요를 잇달아 선보였고 2008년 박인호 씨의 `신독도는 우리땅'이란 곡에 영어 가사를 붙여 `두 유 노우 독도?'를 부르면서 `독도 가수'로 알려졌다.

그는 또 2008년 11월 MBC TV에서 '서희의 신바람 나는 심(心)바람'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는 등 20여 년째 각종 행사 MC와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2008년 부른 `웃다 보니'라는 노래는 여러 병원에서 웃음치료법 교재로 사용되고 있단다.

그동안 G20 특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지난해 어느 초등학교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특강이 끝나고 땀을 흘리며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 주는데, 어느 여학생이 내 팔을 쓰다듬으면서 `아저씨, 장동건보다 잘생겼어요'라고 말해 뭉클했다"고 말했다. 호빵맨처럼 생긴 자신에게 그런 말을 건네는 어린 소녀의 마음씨가 참 곱다고 느꼈다.

얼마 전 경기도 파주의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대성동초등학교에서의 강의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복잡한 절차를 거친 뒤 군인들을 따라 학교에 들어가면서 바짝 긴장했는데 막상 가보니 학교는 평화롭기 그지없었고 아이들도 순수 그 자체였다"면서 "이런 아이들을 위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교장선생님까지 좋아하십니다. 한 번 들으면 우울한 기분이 싹 사라지고 신바람이 나거든요."

여기저기 와 달라는 곳은 많지만 수입은 별로란다. 일선 학교에서 강의를 많이 하는데 관련 예산이 별로 없어 많이 받지 못한다. 다만 교육청에서 초청할 때는 그런대로 강연료를 받는다.

"수고비는 많이 안 줘도 좋은데 자비로 만든 음반을 아직 다 나눠주지 못했습니다. 정부기관이든 지방자치단체든, 아니면 기업이든 공연비와 음반 제작비만 지원해 주면 무료로도 공연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제 노래를 부르면 즐거워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정말 속상한 것은 자신에 관한 유튜브 댓글을 볼 때이다. 일본말로 잔뜩 글이 올라와 번역기를 돌려보면 지저분한 욕설이 많다는 것이다.

일본인들 가운데 내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정작 한국 사람들이 댓글이 많지 않아 아쉽단다.

얼마 전 늦깎이로 대학을 마친 그는 지금은 대학원에서 `대중가요의 템포가 뇌파지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석사 논문을 쓰고 있다.

55살이란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이는 그는 LA에서 뉴욕까지, 미주 대륙 5천km를 횡단하면서 독도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길거리 공연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 또 가능하다면 한국 전통악기와 무용 공연팀과 함께 세계 곳곳을 돌며 한국을 알리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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