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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한국 배려… 속으론 "일본 땅"… 독도갈등 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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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한국 배려… 속으론 "일본 땅"… 독도갈등 불씨 여전
세계일보 | 입력 2009.12.25 19:17
韓日관계 중시 하토야마 의중 반영 불구
보수층 반발의식해 '영유권' 교묘히 포장
전문가 "日주장 변함없어…일관된 대처를"
일본 정부가 25일 고등학교 지리역사 교과서의 새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표현을 빼기로 한 것은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중시하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의 의중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는 그동안 자민당 전 정권들이 독도 문제를 국내 극우보수층의 결집 수단으로 악용했던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 결정으로 보인다.
실제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내각은 지난해 7월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전격적으로 포함시켜 양국 간 갈등을 빚었다. 한국 측이 강력한 유감의 뜻과 함께 권철현 주일대사를 일시 귀국시키면서까지 철회를 요구했지만 후쿠다 내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일본 내에선 당시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져 붕괴 위기에 빠져 있던 후쿠다 내각이 독도 카드를 지지율 만회의 포석으로 사용했다는 비난이 적지 않았다.
이와 달리 8·30 총선 승리로 등장한 하토야마 정권은 '동아시아 공동체'를 주창하면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해온 만큼 독도 갈등의 재연을 피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 이원덕 교수(일본학)는 "한일관계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왔던 하토야마 정권의 정치적 결정이었다"며 "독도 문제가 다시 불거져 개선되고 있는 한일관계 전체가 냉각될 것을 우려한 신중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토야마 정권의 이번 조치는 독도에 대한 표기를 뺀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중학교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고교에서 심화학습시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의 불씨를 남긴 제한적 조치일 뿐이다.
가와바타 다쓰오(川端達夫) 문부과학상은 이날 각료회의 후에 기자들에게 교과서 해설서와 관련,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는 우리의 고유 영토로, 정당하게 인식시키는 것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번 해설서의 독도 표기 제외에도 불구하고 일본 고교의 일선수업에 사용되는 지리교과서 14종 가운데 10종은 이미 독도를 자국 영토로 취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도지킴이'로 유명한 서경덕 성신여대 겸임교수는 "일본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일본이 독도 지배 주장을 접은 것이 아닌 만큼 일본 입장에 좌지우지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에 이를 알리는 대외적 이미지 제고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하토야마 정권은 이날 독도와 달리 러시아와의 북방영토 문제에 대해선 강경 대응했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북방영토 문제 해결을) 무기한 연기하려 해 일본 국민이 불신을 품고 있다"면서 "북방영토 해결 없는 양국 파트너십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는 일본 국민의 시선이 독도보다는 러시아와의 북방영토 협상에 쏠리기를 바라는 하토야마 정권의 의도적 도발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장원주 기자,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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