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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5월 19일자 시론에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썼다. 당시는 이른 감이 있었지만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닥치고 있었기 때문에 예고를 하여 경제주체들이 모두 대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예측보다 중요한 것이 대비이다. 일찍이 이순신 장군은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지면 패배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경제는 1970년대부터 거의 10년마다 한 번씩 위기를 경험했다.
첫 번째 위기는 1973~74년의 1차 오일쇼크 때였다. 기름값이 1달러에서 4달러로 뛰었다. 불황이 닥쳤다. 그러나 이 위기는 70년대 후반 중동건설 붐으로 극복했다. 중동 오일달러를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회수해 오히려 중화학 공업을 발전시키는 기틀로 삼았다.
두 번째 위기는 1980~81년의 2차 오일쇼크 때였다. 물가가 뛰고 불황이 닥쳤지만 일관된 물가안정정책으로 이를 극복했다. 그렇지만 전두환 정권은 물건값만 안정시킨 것이 아니라 임금을 억제시켜 87년 6월항쟁과 7·8월 노동자 대투쟁의 조건을 마련했다.
물가안정정책으로 ‘2차위기’극복
세 번째 위기는 1997~98년의 IMF 외환위기이다. 태국 바트화에서 시작된 외환위기는 우리경제를 쓰나미처럼 뒤덮었다. 당시 기업의 부채비율은 400%였으며 외환보유고는 39억 달러까지 하락했다. 당시 1만달러 소득을 달성코자 하는 정치권과 일부 관료들의 무리한 원화 고평가 환율정책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쓰러지고 180만명의 실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국민소득은 7300 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렇지만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저력과 단합을 보였으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나가 2만달러 국민소득을 달성했다.
네 번째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기름값이 두 배 이상 뛰었다. 곡물, 원자재도 두 세배 오르고 있다. 세계경제는 지난 10년간 골디락스(저물가 속의 고성장)를 끝내고 고물가 속에 저성장으로 가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90%로 높아진 우리경제는 이러한 세계경제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큰 충격에 휘청거릴 수 있다.
우선 지난 역사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당시 우리가 어떻게 극복했는가를 잘 파악함으로써 대비책을 마련해야한다.
최소한 지난날의 1차, 2차, 3차 위기 극복 경험이 우리의 출발점이다.
첫째 기업들은 원유 곡물 등 원자재로 떼돈을 번 나라들로 더 적극 진출하고 정부는 이를 총력 지원해야 한다.
둘째 물가 안정은 필수적이다. 이명박정부가 고전하는 것은 바로 주권을 가진 국민이 살고 있는 내수경제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물가안정과 정 반대되는 경제정책을 편 사람들이 있는 한 정부와 국민의 단합은 이루어질 수 없다.
셋째 정부와 국민이 단합하면 IMF 외환위기와 같은 고난도 가장 빨리 극복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7300달러에서 2만 달러로 명실공히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랐다. 정부와 국민의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국민의 단합이 가장 중요
단합하면 못할 일이 없다. 그렇지만 이번 경우에는 해외진출 물가안정 국민단합 등 세가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위기가 장기적이고 만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기업 가계가 이번 스태그플레이션의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 3주체가 모두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특히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사람과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시스템 변화를 하루빨리 해야한다.
21세기는 권력이 무너지고 서비스 즉 섬김(봉사)이 자리잡는 시대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권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공공서비스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나가야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말을 깊이 새겨야 한다.
21세기의 기업은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 나갈 때 세계화된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러한 경쟁력은 토지나 자본보다 일하는 사람을 더 소중하게 여길 때 나온다. 소유 경영 노동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지는 경제주체가 가정이다. 사람 중심의 가정사랑 직장사랑 나라사랑의 새로운 분위기가 사회 전체에 확산될 때 도약의 기회가 된다.
장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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