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병윤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소유한 트라이곤코리아가 최대주주로 있는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인 '티알지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이하 TRG리츠)의 경영진도 구원파 신도라는 증언이 나왔다.
또 TRG리츠는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옛 화양동) 인근에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상가를 짓는 '광진 트라이곤시티' 개발사업을 벌이기 위해 2011년 당시 구원파 신도들로부터 사모투자 방식으로 출자를 받아 자금을 모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TRG리츠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30%를 넘지 못한다는 리츠법 규정을 어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로부터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TRG리츠는 기초적인 준법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다 트라이곤코리아 등을 포함한 계열사의 '연줄'에 근거한 경영진을 임명하는 등 폐쇄적인 조직 운영에 대해 내부에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TRG리츠의 최대주주는 유병언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트라이곤코리아로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권오균 트라이곤코리아 대표와 부인의 지분 8.8%를 합치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총 41.7%다.
리츠는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한 뒤 운영수익을 나눈다는 취지로 인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30%를 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한했다.
국토부는 2012년말 TRG리츠가 이와같은 리츠법 위반 사실을 적발한 후 지분율을 30% 이하로 낮추라는 주식처분을 지시했다. 그러나 TRG리츠는 지난해말까지도 시정 명령을 따르지 않았고 올초 국토부로부터 300만원의 과태료 징계를 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정 명령을 이행할 기간을 충분히 줬음에도 TRG리츠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실행하지 않아 과태료 조치를 취했다"며 "다만 지난해 감사를 실시하면서 부적절한 자금 사용을 포함한 다른 위법사항은 적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TRG리츠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뒤늦게 매각해 지분율을 30% 이하로 낮췄다.
회사 운영에 대한 폐쇄성도 지적된다. 현 공동대표 중 한명인 서세종 대표이사는 2012년 12월 선임됐고 다른 공동대표인 김상기 대표이사는 지난해 7월 임명됐다. 이 과정에서 전임 대표였던 이광열 대표이사는 물러났다. 이 전 대표는 국내 굴지의 금융회사 출신으로 현 TRG리츠의 2대주주인 S증권의 지분 참여를 이끈 금융전문가로 내부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TRG리츠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퇴임한 반면 현 공동대표인 서 대표는 트라이곤코리아측과 친분이 깊고 김 대표는 유 회장 일가 계열사인 세우세건설 출신"이라며 "공동대표 2명을 포함해 준법감시인 등이 모두 구원파 신도여서 특수한 관계로 맺어진채 회사를 운영하는 분위기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TRG리츠의 자금 모집도 구원파 신도들로부터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TRG리츠는 2011년 6월 국토부로부터 영업인가를 받은 후 다음달 14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대대적인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당시 기관 뿐 아니라 어림잡아 400여명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이 모여들 만큼 성황을 이뤘다.
위 관계자는 "당시 사업설명회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들의 다수가 신도였다는 얘기가 있었고 현재 개인주주의 상당수는 구원파 신도일 개연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TRG리츠의 소액주주는 사모투자자로 참여했던 개인 23명과 법인 1곳이며 지분 29.9%를 갖고 있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사업구조를 들어보려는 취지로 참여했었는데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처럼 소규모 개발사업을 설명하는 자리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리고 화려하게 진행하는 걸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TRG리츠가 사업을 추진하는 광진 트라이곤시티는 광진구 화양동 113-1 일대 1513㎡ 대지에 지하 4층~지상 14층 338실 규모의 오피스텔(42실)과 도시형생활주택(296가구), 26개 점포가 들어선 상가 등으로 구성된 건물이다. 시공은 포스코ICT와 대창기업, 주영종합건설이 맡고 있다.
광진 트라이곤시티의 사업성은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말 기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률은 각각 95%, 88%다. 상가는 12%에 불과하지만 건물이 완공된 시점에 분양이 이뤄지는 특성을 감안하면 현재 시점에서 성과를 단정하긴 이르다. 지난해말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TRG리츠는 분양수익으로 609억원의 매출을 거둬 토지비와 공사비 등 각종 비용 508억원을 제외하면 101억원의 세전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TRG리츠의 한 투자자는 "올 8월 건물을 준공하면 그 이후로는 분양수익을 매출에 100% 반영할 수 있어 수익이 나기 시작하는 만큼 투자원금의 10%가량을 배당 받을 수 있다"며 "상가는 분양가를 좀 더 낮추고 준공을 전후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면 수익을 내는데 무리는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초 TRG리츠가 2011년 사업설명회에서 제시했던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역 인근 주상복합빌딩 사업과 강원도 고성군 대진항 주변의 개발사업 등 후속 프로젝트는 물건너 갈 공산이 크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뒤 시세차익을 거두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자양동은 부지의 권리관계가 얽히고 설켜 사업을 접었고 고성군 대진항 일대 개발사업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유병언 전 회장의 계열사가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이란 점을 감안하면 트라이곤코이라와 특수관계인이 TRG리츠의 지분 전량을 제3자에게 매각하지 않는 이상 금융당국으로부터 상장 허락을 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TRG리츠의 본사는 트라이곤코리아가 최대주주인 국제영상이 갖고 있는 용산구 갈월동 국제영상빌딩에 자리잡고 있다.
byj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