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1호사업자' 김성도씨 올해 세금 못낼 위기 처해
12월, 겨울을 재촉하는 함박눈이 내렸다. 독도는 그 어느 때보다 생명력이 넘쳐난다. 섬을 뒤덮은 괭이갈매기들은 보금자리에서 소리 높여 울며, 암벽 위에 핀 한 송이 꽃은 일렁이는 바람과 속삭이며, 앞바다 작은 고동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어우러지며 독도의 오랜 역사를 노래하고 있다.
동도에서 뜬 해가 서도로 질 때, 푸른 바다는 은빛 비늘처럼 빛난다. 부지런한 어부들이 켠 집어등은 수평선을 수놓는다. 24년째 독도에 살고 있는 김성도씨 부부도 겨울 채비로 바빠진다. 그렇게 독도의 겨울이 시작됐다.
그런데 올해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안용복길 3'에 살고 있는 김성도씨의 겨울은 유난히도 추울 것 같다. 독도 선착장에서 기념품을 판매해 지난해 19만3천원의 국세(부가가치세)를 납부한 '독도 1호 사업자'인 김성도 씨가 올해에는 국세를 한 푼도 내지 못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독도사랑카페'의 기념품 판매액이 2천400만원 이상이어야 국세를 신고·납부할 수 있지만, 판매액이 이에 못 미쳐 납부 의무를 면제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성도 씨 이전에 독도에서 세금을 납부했던 기록은 19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2년 대한제국 사료에 따르면, 당시 정부가 울도군(지금의 울릉도) 군수에게 내린 '절목(節目 과세 시행세칙)'에는 "독도에 출입하는 화물에 세금을 받으라"고 명령한 기록이 남아 있다. 독도에서 상업활동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후 국세(國稅) 부과는 끊어졌다. 독도에 다시 국세를 부과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렇다. 필자가 지난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소장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송 소장은 필자에게 "독도 거주민의 소득에 대해 국가가 세금을 부과할 경우, 국제법적으로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고, 이 말을 들은 필자가 정부에 강력히 요청해 국세 부과가 다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1902년 이후 끊어졌던 독도에서의 국세 부과가 2013년 재개된 것이다.
김성도 씨의 국세 납부는 독도가 국제법상 유인도임을 세계에 알리는 상징적 의미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일본이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지만 김성도 씨의 실제 거주와 국세 납부만으로도 독도는 명백한 우리 땅임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세월이 준 세찬 바람과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독도를 작지 않게, 그리고 외롭지 않게 하는 김성도 씨 부부는 우리 국토의 든든한, 그리고 영원한 수문장이다. 나라가 못한 것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우리 땅이기에, 우리 것이기에 지켜내려 하고 있는 김성도 씨 부부의 당당한 기상을 지켜내야 한다. 기념품 구입으로 국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제, 온 국민이 동참할 때다. 조선시대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을 온몸으로 막아낸 안용복장군의 헌걸찬 기개와 해방 후 독도의용수비대 33인의 용기와 헌신, 그리고 독도 명예주민 1만 5천801명의 지극한 정성이 독도의 역사를 세워온 것처럼.
이병석 독도평화재단 이사장(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