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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 백인들의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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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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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저 페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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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 선수가 테니스 호주오픈에서 전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와 복병 테니스 샌드그런을 16강과 8강에서 연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이자 아시아 남자 선수로는 86년 만에 호주오픈 4강에 올랐다. 
> 팬들은 그를 김연아와 박태환급이라고 치켜세우고 있고 4강전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 그는 김연아 박태환처럼 아직 세계챔피언도 아니고 이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까. 
> 필자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문제를 시험으로 출제한 적이 있다.
> ‘김연아와 박태환보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훨씬 많은 메달을 딴 선수가 수두룩한데 광고와 스폰서십, 관심이 왜 그들에게만 집중될까.’
> 마찬가지로 정현에게 환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 무엇보다 테니스가 고급 이미지를 가졌다는 점이다. 즉, 주류에 대한 동경과 극복이다. 
> 메이저 대회뿐만 아니라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대회를 보면 대체로 선수와 관중 모두 백인이며 
> 스폰서십 회사들도 고급 소비재를 취급하는 글로벌 기업이 주를 이룬다. 
> 역사적으로도 유럽에서 테니스클럽의 폐쇄성은 골프를 능가한다. 서양에서 테니스는 고급 스포츠이고 골프는 대중 스포츠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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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는 우승상금도 타 종목과의 비교를 거부한다. 
> 이번 대회 단식 우승상금은 약 34억3000만 원에 이르며 정현은 4강 진출만으로 약 7억5000만 원을 상금으로 확보했다. 
>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6년 전 세계 스포츠 스타 수입 부문 아시아 1위는 
> 3350만 달러를 벌어들인 일본 테니스 스타 니시코리 게이였다. 
> 아시아에서 최고 몸값의 선수가 야구, 축구, 골프가 아닌 테니스 스타인 것이다. 
> 정현의 선전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 게다가 정현은 경기 후 영어 인터뷰에서 유머감각까지 뽐내 지금까지의 아시아 선수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을 줬다. 
> 
> 호주오픈에서 그의 여정은 도전이라는 단어로 설명이 가능하다. 
> 신체조건이 경기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남자 테니스는 지금까지 아시아 선수에게는 난공불락이었다. 
> 1905년 시작한 호주오픈에서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아시아 선수는 1932년 일본 사토 지로가 유일하다. 
> 또 이제까지 아시아 국적 선수 가운데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선수도 일본의 니시코리다. 
> 니시코리는 2014년 US오픈 결승에 올라 역대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 당시 니시코리는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에게 0-3으로 패하면서 코앞에서 우승을 놓쳤다. 
> 콤플렉스로 남아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아시아 국적의 선수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다. 
> 체력과 체격에서의 한계가 결과로 이어진 역사다. 아시아 국적 선수에게 남자 테니스는 끝없는 도전의 대상이다. 
> 그 중심에 정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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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한국 스포츠의 화두는 강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전환이다. 
> 제도와 시스템부터 사고 체계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인데, 정현은 한국 스포츠가 추구하는 선수상에 부합한다. 
> 그는 16강 경기에서 승리한 후 엄마뻘인 과거 스승 김일순 감독을 위로하기 위해 중계 카메라 렌즈에 펜으로 
> “캡틴! 보고 있나?”라는 친근한 메시지를 전했다. 
> 이는 그동안 우리가 흔히 가졌던 운동선수의 모습과는 크게 다르다. 
> 승부만큼이나 남에 대한 배려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모습이다. 
> 과거 우리는 승부에만 몰입해 스포츠 강국이란 소리를 들었다. 
> 하지만 이제 승리만으로는 스포츠 선진국이 될 수 없다. 
> 정현의 경기 태도, 유머, 소통방식 등을 통해 스포츠 선진국 선수의 전형을 보았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 여러 면에서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다.
> 　 
>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 
> 
> 원문보기: 
> http://news.donga.com/Column/3/all/20180126/88370941/1#csidxefe44d65fcbf149887c0bcce5a9ef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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