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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4.12 / 조선
논픽션, 나의 글쓰기 비법 <2> - '여기는 독도' 저자 전충진씨
주제 크면 감동 쪼그라들어, 소재를 풍부하고 탄탄하게…
모든 독자 만족시킬 순 없어… 한 사람만 대상으로 써보세요
"독특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곧바로 좋은 글이 나오는 건 아니더군요. 저 역시 글에 대한 훈련이 전혀 돼있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엔 200자 원고지 6장 쓰는 데도 몇 시간씩 걸렸어요."
'여기는 독도'(이레)의 저자 전충진(51) 전 대구매일신문 기자는 원래 취재기자가 아닌 편집기자였다. 그는 2008년 여름 일본 역사교과서 해설서 파동을 보며 "만약 현장의 생생한 기록이 있다면 우리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신문사에 아이디어를 내고, 편집기자로서 취재에 도전했다. 책은 전씨가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독도 체류허가를 받아 1년간 상주 기자로 생활했던 체험을 엮은 '독도 르포'다.
"기자를 업으로 하면서도 막상 종결형 어미를 가진 완전한 문장을 쓰는 일은 드물었던 제가 '가당찮게도' 독도에 가서 르포를 쓰겠다고 나선 거지요. 독도가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하에 있는 유인도(有人島)임을 보여줄 기록을 남겨야겠다 싶었어요."
'여기는 독도'(이레)의 저자 전충진(51) 전 대구매일신문 기자는 원래 취재기자가 아닌 편집기자였다. 그는 2008년 여름 일본 역사교과서 해설서 파동을 보며 "만약 현장의 생생한 기록이 있다면 우리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신문사에 아이디어를 내고, 편집기자로서 취재에 도전했다. 책은 전씨가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독도 체류허가를 받아 1년간 상주 기자로 생활했던 체험을 엮은 '독도 르포'다.
"기자를 업으로 하면서도 막상 종결형 어미를 가진 완전한 문장을 쓰는 일은 드물었던 제가 '가당찮게도' 독도에 가서 르포를 쓰겠다고 나선 거지요. 독도가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하에 있는 유인도(有人島)임을 보여줄 기록을 남겨야겠다 싶었어요."
‘여기는 독도’의 저자 전충진씨는“르포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며“너무 어렵고 크게 주제를 잡을 생각을 하니까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전씨의 독도 체류 당시 모습. /대구=남강호 기자 kangho@chosun.com
"낮에는 취재하고 사진 찍고 사람들 만나고, 밤에 글을 썼지요. 연재 글과는 별개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매일 일기 형식으로 써서 정리했어요. 독도에선 발전기를 돌려야 전기가 들어오는데, 저녁밥을 해먹고 오후 8시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면 보통 자정을 넘겨야 끝났어요. 그때부터 그날 찍은 사진 몇 백 장을 정리해 일일이 올리면 새벽 3시는 돼야 잠이 들 수 있었죠."
당시 그의 별명은 '독도 해적'. 자료 욕심이 많아 독도에 연구원들이 조사하러 오면 수시로 책을 '뺏어' 읽는 통에 붙은 이름이다. 전씨는 르포를 '생활 속 발견'이라고 정의했다. "사람들이 르포라는 장르를 어려워하는 이유가 범위를 너무 크고 광범위하게 잡기 때문이에요. 대단한 걸 쓰려고 역사적 소명의식에 사로잡힐수록 글 쓰는 게 더 어려워집니다. 주제가 크면 클수록 감동은 쪼그라들어요."
그는 "주제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소재가 풍부하고 탄탄해야 한다"며 "사소한 것도 메모하고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낼 수 있는 '건더기(소재)'를 많이 모아야 진한 맛이 우러나는 진국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남녀노소 모두가 만족할 만한 좋은 글이란 없어요.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춰 쓰려고 하지 말고, 단 한 사람의 독자를 머릿속에 그려두세요. 딸도 좋고, 아내도 좋습니다. 그 사람이 내 글을 읽고 어떻게 받아들일지 눈동자를 상상하며 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