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자원 확보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동아시아 국가간 영토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영토문제를 독창적으로 접근하기로 합의해 주목된다. 일본과 러시아는 쿠릴열도(일본명은 북방영토 4개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으며, 동중국해에선 중국과 일본이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열도)와 일본이 자국의 최남단 섬이라고 주장하는 오키노토리시마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남중국해에 있는 남사군도(南沙群島)에선 중국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6개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동중국해의 경우 지난해 6월 중국과 일본이 가스전 공동 개발에 합의하는 등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나 물밑에선 여전히 영유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동중국해상의 댜오위다오 영유권문제도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지난 1일부터 헬리콥터를 탑재한 대형순시선(PLH)을 댜오위다오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해상보안청 관계자는 “센카쿠 열도 경비와 관련해 지금까지 상황에 따라 대형순시선을 파견했는데 이번에 해당 해역에 순시선을 상시 배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댜오위다오와 부속도서는 예로부터 중국 고유의 영토”라면서 “중국은 절대불변의 주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열될수록 영토분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오키노토리시마는 섬이 아니라 국제법상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설정할 수 없는 암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으나 일본은 이 암초가 파도에 의해 자꾸 마모되자 1993년 6000억원을 들여 철근구조물과 콘크리트를 쏟아부어 인공섬으로 만들었다. 쿠릴열도와 댜오위다오 또한 주변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러시아가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 내 일본인 입국 조건을 강화, 공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일본 어선을 나포해 갈등이 첨예화되기도 했다. 이는 러시아측이 선박 탑승자들에게 “입국하기 위해서는 ‘출입국 카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일본측이 “이는 북방영토가 러시아 소유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카드 작성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해당국 정상들은 영토분쟁을 협력해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이 북방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창적인 어프로치(접근)’를 모색키로 합의함에 따라 동북아 영토분쟁 해결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영토문제를 경제협력의 연장선상에서 해결하려는 시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사할린에서 공동개발로 생산하는 천연가스 시설 가동식 참석을 계기로 가진 정상회담에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새롭고, 독창적인 접근”으로 섬 반환을 핵심으로 하는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아직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영토문제를 “다음 세대로 넘길 생각이 없다”며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 북방영토는 훗카이도 북서쪽의 에토로후, 쿠나시리, 시코탄, 하보마이 등의 4개 섬이다. 이 섬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러시아가 실효지배를 해오고 있으나 일본은 이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1956년 일·소 공동선언에선 평화조약 체결 후 하보마이와 시코탄 2개 섬을 일본에 인도한다고 명기한 바 있다. 그러나 1993년 양국의 도쿄선언에서는 영토문제가 이들 4개 섬의 귀속문제라는 점을 확인, 일본은 4개 섬 전체 반환을 고집하고 있어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현 총리)은 2004년 11월 각의에서 1956년 일·소 공동선언의 유효성을 인정하며 하보마이와 시코탄의 2개 섬을 인도, 영유권 문제를 매듭지을 의향을 표명했었다. 그러나 일본측은 종전의 ‘4개 섬 반환’의 입장을 재차 주장했다. 러시아측에선 과거 협상에서 ‘공동개발’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의한 적도 있으나 주권문제가 걸림돌이 돼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의 제의가 공동개발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독창적인 어프로치’는 △2개 섬 반환과 남은 2개 섬 공동개발 △3개 섬 반환 △총면적 2등분 분할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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