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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1-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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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기와 F16과 F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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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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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봐! 제주도를 팔아서라도 팬텀기를 사와.”
1960년대 말 어느날.
박정희 대통령은 청와대서 "비싼 팬텀기 대신 한단계 낮은 F102로 전투기 대수를 늘리자"고 주장하는 군 고위관계자를 심하게 나무라고 있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강창성 전 보안사령관이 생전에 들려준 얘기다.
“당시 팬텀기 도입 덕에 중국과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권 전체에서 15년 동안 제공권을 장악했지요. 사실 북한은 그 기간에 팬텀기가 무서워 남침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당시 팬텀기는 공중의 천하무적이었다.
속도·항속거리·무기 탑재량 등에서 다른 기종의 추종을 불허했다.
2인승으로 음속의 2.4배이며,
항속거리는 한반도에서 만주~몽골, 일본의 규슈(九州) 남쪽, 중국의 베이징(北京) 까지 커버할 수 있으며, 무기 탑재력도 최고였다.
지금도 팬텀기는 우리공군의 주요 기종이다.
팬텀기 도입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미국은 최첨단 전투기를 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은 이렇게 회고했다.
“실은 말이야, 주한 미 대사와 유엔군 사령관이 찾아와서 F102기를 구입하라고 강권하는 거야. 그래야 군사 원조도 더 해줄 수 있다면서…. 팬텀기가 까다로워서 조종하기가 어렵다고 하면서 말이야.” (박정희 대통령)
“팬텀기는 최고의 비행기입니다. 미 태평양사령관과 유엔군 사령관이 나에게도 찾아와 F102기를 구매하라고 요청했으나 단종될 기종을 살 필요가 없어서 거절했습니다.” (장지량 총장).
1967년 10월.
사이러스 밴스 미 국무장관이 미 대통령특사로 한국을 방문, 박대통령을 만났다.
베트남 전쟁 추가 파병(1개 사단 병력) 요청을 위해서다.
파병 협상 조건은 한국이 원하는 군사 원조를 충족시켜 준다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측 협상 대표를 불러 “팬텀기 지원을 보장받지 못하면 회담을 깨고 나오라”고 지시했다.
결국 군사 원조는 3억 달러에서 1억달러로 줄어들었지만
이 돈에 대한 사용처는 박 대통령이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협상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며칠 후.
군수뇌부 회의에 박 대통령의 메모가 전달됐다.
“군사 원조 지원액 1억달러 중 팬텀기 1개 대대(18대) 구입비와
비행장 개선비(500만달러)를 포함해 6800만달러를 공군이 쓰시오.”
1969년 9월23일.
박 대통령은 팬텀기 대대 창설식에서 감회 어린 연설을 했다.
“친애하는 공군 장병 여러분! 최신예 팬텀기를 가지게 된 것을 무한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1990년대 초.
노태우 정부 시절 전투기 도입과 관련, 차세대전투기 선정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당초 성능 좋은 F18이 확정적이었다.
그러나 부시 前 미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 노태우 대통령을 만난 뒤 갑자기 F16으로 기종이 바뀌고 말았다.
당시 F18이 그랜저라면 F16은 프라이드로 비유됐다.
더구나 F16은 사고전투기로 단종을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가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차세대전투기 사업이 다시 추진되었다.
우리군은 또 F15K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2007년 5월.
미국은 일본에 제5세대 전투기인 ‘F22 랩터’ 100대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F22는 천하무적의 전투기다.
실제로 미 알래스카에서 행한 모의 공중전에서 F22는
제4세대 전투기들(F15, F16, F18)에 144대0의 완승을 기록했다.
F22는 주야간 관계없이 스텔스 기능이 작동돼,
거의 보이지 않는 비행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이 독도 문제 등과 관련, 큰소리칠 수 있는 데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일보, 2007,5,3)
오창규 / 문화일보 전국부장 cha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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