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쉬고 싶다.'
광복절을 맞이해 각종 행사가 봇물처럼 열리면서 독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해상호텔 건립, 정주마을 조성, 해저자원 개발 등 난개발에 가까운 각종 독도 개발계획까지 쏟아지면서 '독도 파괴'에 대한 우려마저 높아진다.
독도를 아끼는 마음이야 온 국민이 똑같지만 기념일에 맞춰 반짝하는 독도사랑이 오히려 환경ㆍ생태적으로 독도를 괴롭히고 있는 셈이다.
우선은 쏟아지는 각종 이벤트. 제63회 광복절을 전후해 각급 단체가 독도에서 개최하는 기념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서 독도는 일본의 침탈 시도를 계기로 최근 1~2개월간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 인사의 집중적인 방문지가 돼 왔다.
경북도는 15일 광복절 기념식을 독도에서 갖는다. 경북도는 동ㆍ서도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200여 개의 방패연을 독도에서 날리는 등 각종 퍼포먼스를 계획했다. 광복절을 기념하는 MBC, KBS, SBS, YTN 등 각급 방송국의 특별방송이나 관현악단의 연주회와 예술가의 문화행사도 이 기간 독도 주변에서 앞다퉈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독도관리사무소 측은 광복절 전후로 2000여 명이 독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림픽 열풍에 광복절까지 더해져 갑작스레 높아진 '애국심' 탓에
연약지반인 독도가 몸살을 앓게 될 것은 자명하다.
독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기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재 광복절을 전후해 독도를 방문할 인원은 관광객과 행사 관계자를 포함해 2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광복절 기념행사뿐 아니다.
최근 영유권 논란이 불거지면서 독도에 해상호텔을 건립하자는 등 각종 개발 계획도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정부와 한나라당은 고위당정협의를 통해 해상호텔 사업, 독도 정주마을 및 독도사랑 체험장 조성, 독도종합해양기지 건립, 독도 인근 해저 광물질 조사 등의 대책을 밝힌 바 있다.
경북도 역시 독도 수호사업의 일환으로 독도 동ㆍ서도 연결 방파제 조성 등의 사업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는 독도 주변 해저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독도 방문이나 각종 계획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치밀하게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점.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독도가 생태계의 보고인 만큼 흥분된 상태로 독도 개발 등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처럼 열기가 고조된 상황이 지난 뒤에도 얼마나 많은 인파가 독도를 찾을지 차분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근영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사무관도 "천연기념물로서 독도를 보전하려면 관광가능구역과 보호구역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작업 등을 진행한 뒤에야 개발이나 방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어떻게든' 독도를 지키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온전하게' 독도를 보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천연기념물인 독도의 개발 승인권을 가진 문화재심의의원 상당수는 지반이 약한 독도에 무분별한 개발이 진행될 경우 파괴의 위험이 있다며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환경연합,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도 "과도한 독도사랑으로 독도가 파괴되지 않도록 독도의 자연유산과 생물권이 보전될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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