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에서 매년 열리는 안중근 의사 추모 행사
일본 북쪽 구리하라(栗原)에 대림사란 아늑한 절이
- 김영수 서교울대학교 명예수·안중근 의사 홍보대사
일본 북쪽 구리하라(栗原)에 대림사란 아늑한 절이 있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 수감 시 전담 간수로 있던 헌병 지바 도시치는 조국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안 의사의 인간적인 모습에 감화되어, 전역 후 고향에 돌아와 죽을 때까지 안 의사에게 받은 유묵을 보관하면서 조석으로 명복을 빌었다. 그의 사후 해마다 9월이면 대림사에서는 주민, 신도, 유족, 명사, 그리고 안 의사와 지바의 위폐를 모시고 추모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 34번째나 된다. 또 지바의 생가 옆에 있는 청운사에서도 같은 행사를 매년 시행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 수감 시 전담 간수로 있던 헌병 지바 도시치는 조국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안 의사의 인간적인 모습에 감화되어, 전역 후 고향에 돌아와 죽을 때까지 안 의사에게 받은 유묵을 보관하면서 조석으로 명복을 빌었다. 그의 사후 해마다 9월이면 대림사에서는 주민, 신도, 유족, 명사, 그리고 안 의사와 지바의 위폐를 모시고 추모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 34번째나 된다. 또 지바의 생가 옆에 있는 청운사에서도 같은 행사를 매년 시행하고 있다.
대림사의 안 의사 추모 행사는 일본 사람들이 스스로 하는 행사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숭모회 이사 한 분이 우연히 그 지역을 여행하다가 태풍으로 훼손된 길이 복구 중이어서 잠깐 쉴 곳을 찾은 곳이 바로 대림사였고, 안 의사의 유묵비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연유를 알게 되어 그 후로 한·일 교류 추모 행사가 이어져 왔다고 한다.
얼마 전 일본 목사들이 방한하여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 사죄한 일이 있었다. 한·일 관계는 친선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며 잘 지낼 수 있다. 일본 국민은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데 지도자들은 표와 인기를 얻고, 정권 유지를 위해 야스쿠니 신사나 독도를 이용해 국민을 자극하는 전략을 쓴다고 한다. 일본 학자들이 정리한 대표적인 일본 국민성은 일왕 중심의 신도주의이며 이것을 악용하는 것이 군부·관료로 국민은 눈뜬장님이 되었다. 근래 혐한 일인들이 소란을 피우고 아베가 삐뚤어진 시각으로 역사 왜곡을 계속하고는 있지만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직된 문제를 민간 문화사업으로 풀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일본의 영웅을 죽인 대한의 영웅 안 의사를 일본 내에서 추모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안 의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그를 위대한 인물로 평가하고 존경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일본 지도자와 개인은 다른 점이 있다.
1910년 3월 26일 형 집행 당일 그는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란 최후의 유묵을 지바에게 남겼다. 그 유묵으로 지금 특별한 행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유묵의 뜻을 군인 본분에서 국민 본분으로 폭넓게 해석해야 할 시점에 있다. 올해는 안 의사 순국 104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의거일인 1909년 10월 26일은 동양 평화와 한국의 독립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날이다. 그날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 김영수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안중근 의사 홍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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