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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6-04 10:42
여성부 장관상과 84세 시어머니
 글쓴이 : 독도의병대
조회 : 10,660  

여성부 장관상과 84세 시어머님

 

“사무실에 찬미 있으면 집으로 보내라. 불 때다가 무엇이 튀어 얼굴을 조금 데었어. 아무래도 찬미가 와서 얼굴에 소금 뿌리는 것 좀 도와줘야겠다. 많이 다친 것은 아니니 너는 하는 일 계속하고 찬미만 보내줘.”

 

우리가 집을 나가 있을 때면 집에서 아무리 큰 일이 생겨도

우리가 걱정할까 봐 어려운 전화를 하지 않으셨던 시어머니께서

화상을 입으셨다고 나와 같이 사무실에서

제 3회 전국 독도사랑 작품 공모대회 공문 작성 작업을 하고 있던 딸을

보내라는 전화를 해오셔서 딸 대신 집으로 갔다.

 

그런데 집에 가보니 엄청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어머님 이마엔 주먹만한 혹이 생겼고,

불에 덴 이마는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었다.

 

기름과 소금을 머리와 얼굴에 가득 덮어 쓴 채

앉아 계시는 시어머님을 보고 깜짝 놀라는 나에게

시어머님은 오히려 안심시키려고 웃음까지 지으셨다.

 

우리가 독도 지키기 운동하러 전국을 다니는 동안

시어머님은 농사지어 가족을 보살피고 겨울엔 날마다 방에 불을 때셨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연료비라도 아껴야 한다시며

굳이 군불 때는 방을 고수하셔서

우리는 1층 60평 전체를 아궁이에 불을 땔 수 있도록 온돌방을 만들었는데 그 날도 불을 때시다가

속에 들어있던 휴대용 부탄가스가 갑자기 터지면서

이마를 강타하는 바람에 변을 당하신 것이다.

 

전국 대학교 총장님, 교육장님,

독도 지키기 서명운동에 참여하신 국회의원님께 보내는

공문 작업을 다 끝내놓고도

우표 값이 없어 부치지 못하고 일거리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를

안타깝게 지켜보시던 시어머님은

이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시동생이

어머니 병원비에 쓰시라고 드리고 간 돈을

당신은 민간요법으로 치료해보겠다고 하시며

우표 사는데 보태라고 내 놓으셨다.

 

나는 손가락만 아파도 고통을 참지 못하는데

시어머님은 우표 값과 당신의 화상 고통을 맞바꾸셨다.

 

우리는 시어머님 병원비로 전국에 2차 공문을 발송했다.

그 공문을 받은 전국 교육청에서는

각 학교에 연락할 수 있도록

공문을 이메일로 다시 보내 달라는 연락을 보내 왔다.

연락을 보내온 교육청 관할 학교엔

일일이 다시 공문을 보내지 않아도 되니 우리는 어깨춤이 절로 났다.

 

그런데 여성부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여성부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여성에 관한 업무만 보기 때문에 독도 사랑 작품 공모전에 무분별하게 여성부 장관님상을 내릴 수가 없어요.”

 

독도 사랑 작품 공모전에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해양수산부 장관님이 상을 내리고 있으니

여성부 장관님도 상을 내려서 독도를 지키고자 하는

대한민국 여성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달라는 독도 의병대의 요청에

여성부 직원은 여성에 관한 일이 아니어서 안 된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동해에서 난 고기를 남자들만 먹나? 일제시대 때 여자들도 얼마나 힘들었는데...... 행주산성을 지키기 위해 나선 사람들과, 적장을 안고 남강 물에 뛰어든 논개도 여자 아닌가? 여성부라서 독도를 지키는 일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우리의 후손이 살아야 할 땅과 바다이니 독도, 바다를 우리가 지켜야지. 일본에게 다 빼앗기면 아들, 딸, 손자, 손녀 먹을 고기 어디서 잡아? 일제시대 때 일본 사람들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밥솥 뚜껑 열어보고 농사 지은 쌀 다 빼앗아 가던 것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려. 우리는 우리가 낳은 자식과 후손들이 이 땅에서 잘 살게 해 줘야 할 책임이 있어. 이런 일에 여자, 남자가 어디 있고, 빈부귀천이 어디 있어?”

 

끝없이 흘러내리는 화상 상처의 누런 고름!

빨갛게 충혈된 상처!

눈마저 덮어버린 이마에 불거진 주먹만한 혹!

화끈거리는 통증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면서도

병원비를 독도 공문 우표 값으로 내놓았던 시어머니!

 

나는

시어머님의 모습 속에서

 

왜군 장수를 품에 안고

진주 남강 물에 꽃잎처럼 몸을 던진

논개 열사를 보았다.

 

감옥에서 독립만세 외칠 때마다

무자비한 고문과 구타로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얼굴이 되어가도

끝까지 독립만세를 부르다

이 세상을 떠나갔던

17세 소녀 유 관순 열사를 보았다.

 

우리의 여성부는

이 분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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