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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04 19:57
돈은 돌고 쌀은 남고
 글쓴이 : 독도의병대
조회 : 4,041  
독도지키기 200만인 서명운동 달성 체험기 연재 - 47회


무릎까지 빠지는 수구렁이어서 아무도 농사를 지으려고 하지 않는 수구렁 논 600평에 트랙터를 불러 일을 시켰더니 빠져서 트랙터 고장이 났다.

이앙기도 쓸 수 없어 모심기는 용역에서 사람들을 불러서 했다.
󰡒이런 땅에 농사를 지으면 품삯도 안 나오겠는데요 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시오?󰡓
 용역에서 온 사람들은 수구렁에 빠져 옷을 버리니까 짜증을 내면서 얘기했다.
󰡒용역비가 쌀값보다 많이 나가도 돈은 여러분들이 가져가서 쓰니까 좋고, 좁은 우리나라 땅의 버려진 황무지에서 쌀이 나와, 돈은 돌고 쌀이 남지 않소? 그 쌀로 독도지키기 운동에 쓰니 그것도 의미 있는 일 아니오? 옷 버린 것, 세탁비, 드릴 테니 좀 잘해 주시구려󰡓
남편의 이 말에 용역 사람들도 감동해서(?) 그때부터 자신의 일처럼 일해 주었다.

모를 심고 나면 수구렁이다 보니 물댈 걱정 할 필요 없어 물 한번 주지 않고, 농약 한번 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나중에 수확하러 가면 벼가 탐스럽게 영글어 있어서 자주 찾아 주지 못한 벼에게 미안한 생각을 하며 수확을 했다.

그런데 올해는 영 형편이 달랐다.
독도 때문에 돌아다니다 보니 시기를 놓쳐 주위의 나락은 벌써 다 자랐는데 7월 달에야 모심기를 했다.
너무 늦어 수확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도저히 논에게 미안해서 차마 논을 놀릴 수가 없어서 모심기를 했다.
이전처럼 용역 사람들 부를 형편도 안 되어 집안 식구들과 친정 식구들까지 총동원해서 모를 심었다.

모심기도 늦었지만 추수할 시기도 놓쳤다.
다른 논은 이미 수확이 다 끝나고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어느 날!
드디어 시간이 허락되어 우리는 벼 베기를 하러 식구대로 갔다.

논이 세 곳인데 두 논은 쌀이 들지 않은 나락이 더 많고 한 곳은 그런 대로 이삭이 여물어 있어서 우리는 포대를 끌고 다니며 이삭을 줍는 마음으로 여물은 나락만 수확해서 하루 종일 포대에 담았다.

논바닥은 얼음장 같이 차가워서 한 걸음씩 디딜 때마다 살얼음을 딛는 기분이어서 어른인 우리는 그나마 괜찮은데 다솜이 찬미에게는 미안했다.
찬미는 감기가 걸려 있어 더 힘들었지만 불평 한 번 하지 않고 열심히 도왔다.

육중한(?) 체구인 나는 무릎까지 빠지는 수구렁 속에서 걸음을 잘 걸을 수가 없어 하루 종일 작업을 하고 나니 저녁에는 아예 한쪽 다리와 허리가 이상이 와 걸음 걷는 것마저 불편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80이 넘으신 시어머님은 그대로 누우시더니 일어나지를 못하셨다.
나는 주부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계속 움직이다 보니 3일 뒤에는 완전히 허리가 무리가 되어 앉지도 걷지도 못하는 식물인간이 되어 버렸다.
할 수 없이 병원에 입원을 했다.

병실에 누워서도, 물리치료를 받으면서도, MRI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이 한 가지 생각만 했다.
‘독도쌀 농사는 도저히 더 이상 진행할 자신이 없다. 내 몸이 따라주지 않는데 이 일을 어떻게 계속할 수 있을까?’

하지만 건강이 점점 회복되면서 내 생각도 달라지지 시작했고 퇴원하면서 결론을 내렸다. 
‘좁은 땅덩어리 대한민국에서 돈은 돌고 쌀이 남는 이 운동이 바로 이 시대에 필요한 독도 지키기 운동이다. 이 몸이 골백번 쓰러져도, 쌀값보다 입원비가 더 많이 들어가도, 독도쌀 농사는 계속 해야 한다!’     

 독도의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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