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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1-04 19:19
톨스토이의 무덤위의 장미꽃 - 박종효 교수님
 글쓴이 : 독도의병대
조회 : 4,486  
톨스토이의 무덤위의 장미꽃
                                      역사학 박사      朴鍾涍
  수년전 어느 겨울날이었다. 서울에서 대학원장으로 있으면서 인성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가 모처럼 모스크바에 와서 유명한 야스나야 뽈야나를 구경 가자고 권했다. 그곳에 대문호 톨스토이 박물관이 있다. 톨스토이가 살든 저택과 그이 묘지가 있는 곳이다.
  모스크바에서 자동차로 약 4시간 거리다. 아침 일직 나가 길에서 택시를 잡았다. 그런데 웬일인가 약 10분도 채 못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곧 온통 사방이 회색 장막으로 드리워지고 점차 앞이 안보일 정도로 눈이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바로 바람까지 불기시작하고 눈보라와 함께 폭설로 변했다. 앞이고 옆이고 눈보라로 잘 보이질 않아 어디를 가고 있는지조차 분간 할 수 없었다. 길과 밖은 온통 하얗게 눈에 덮이고 겨우 택시는 길을 따라 저속으로 달렸다. 그런 변덕스러운 북극의 날씬인데도 다행인 것은 차안에 히터가 켜있어 추위는  피할 수 있었다.
  자동차 타이어가 금세 눈으로 얼어붙어 차가 속도를 내지 못해 세우고 붙어있는 눈을 털어내면서 가곤했다. 차 안에 갇혀있게 되어 걱정스러웠지만 성에가 낀 차창 문을 손으로 닦고 밖을 보면 눈보라의 참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고 감탄까지 나왔다. 참으로 장관이었다. 윙윙거리는 바람소리와 함께 하얀 함박눈이 쉴 새 없이 수 십 미터씩 날려 오고 있어 일생에 경험하기 힘든 눈보라의 중심에서 따뜻한 차안에 앉아 북극의 눈보라를 직접 바라보고 감상 할 수 있었다. 
  도로 양편에서는 제설차들이 가끔 눈에 띠었다. 가는 방향 오는 방향에서 5대의 제설차가 한조가 되어 눈을 치우는 것도 볼만한 광경이었다. 맨 앞에는 눈을 도로변으로 미는 브로도자, 그 다음에 제설 자동차, 눈 쓰는 청소차, 눈 운송 차량 그리고 염화 아트리움을 뿌리는 차가 연달아 같이 움직였다. 그런데도 금 방 몇 킬로미터 못가서 눈이 수북이 길에 쌓였다.
  러시아는 겨울에 눈이 많아 내리기 때문에 제설준비는 잘 되어 있고 우리나라처럼 언덕이 없고 끝없는 평원으로 이어져 웬만큼 눈이 와서는 자동차로 근거리 여행을 하는 데는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대문호(大文豪)며 사상가(思想家)인 톨스토이 박물관에 도착했을 때는 3시 경이 되고 말았다. 보통 러시아는 겨울철에 4시경이면 어두워지는데 그날은 3시 경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아침 9시에 출발해 꼬박 가는대만  6섯 시간이 걸렸다.
그런 악천후인데도 방문객은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겨울 방학 때라 러시아 초등학교 학생들의 한패가 박물관에서 나오고 있었다. 추위에 모자를 눌러 쓴 아이들의 하얀 얼굴의 양 볼이 빨갛게 달아있어 참 귀엽게 보였다.  참나무의  높은 가지마다에는 눈보라도 아랑곳 하지 않고 머리를 몸에 푹 묻고  앉아 있는 까마귀들의 모습이 마치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검은 과일처럼 보였다.
  톨스토이 박물관은 연중 방문객이 끝이지 않는 관광 명소가 되어 있다. 주위가 숲으로 둘러싸인 1만 여 평의 부지와 저택을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다.. 출입은 자유롭다. 다만 자연학교 그리고 저택과 서재는 유료입장이다.
  박물관 정문 입구에서 조끔 들어가면 좌편 쪽으로 마구간과 마차 등 농기구 보관소가 있고 그 앞쪽에 톨스토이가 좋아 했다는 600여 평 되는 사과 밭이 있다. 사과 밭 넘어 자연학교와 그리 크지 않은 저택이 박물관인 것이다.
 좌편 마구간을 따라 쭉 길을 따라가면 창고와 곡간이 나오고 그 다음에 잘 정리된 숲속의 오솔길이 하나 있다.
 그 오솔길을 따라 약 300미터 쯤 가면 길 끝 큰 나무 밑에 자세히 보아야 알 수 있는 약 30cm 높이와 2미터 길이의 도독한 흙더미가 있다.
 바로 그 훍 더미가 톨스토이의 무덤이다. 무덤 앞에는 유언에 따라 비석도 표식도 없다. 그가 생전에 사랑했다는 아름드리 참나무만 장군석처럼  서있다.
 그날따라 심한 눈보라 대문인지 오솔길에는 방문객의 발자국 만 여기저기 깊게 나 있었다. 무덤도 눈 속에 파묻혀 분간 할 수가 없었다. 형체도 비석도 없으나 누눈가가 헌화한 붉은 장미꽃 몇 송이가 흰 눈 더미 속에 묻혀 우리를 반기듯 뾰족 뾰죽 보였다. 바로 그곳이 톨스토이 무덤이었다.
 올 겨울에도 누군가 방문객에 의해 그 무덤위에는 붉은 장미꽃이 헌화되어 있을 것이다.

hweenam 10-01-07 21:51
답변  
톨스토이의 일기...한 귀절을 소개합니다.
 
[ 죽는 것 , 돈, 집, 재산을 잃는 것은 그리 슬퍼할 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 일들은 원래 인간에 속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 자신의 진정한 재산인 <인간적인 존엄성>을 잃는 것 ,
그것이야 말로 참으로 슬퍼해야 할 일이다.
사람들 앞에서든  혼자 있을 때든 ,
결코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 속의 인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다.]
     
이 일기가 톨스토이의 진심어린 고백이라고 내가 믿는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톨스토이와 쌍벽을 이룬 러시아의 대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워낙 가난한 데다가
노름빚에 쫒기면서  오로지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죄와 벌 같은 명작을 썼다고 하지요.

그러나 톨스토이는ㅡ지금 읽은 박종효 교수의 여행기처럼 1만평이나 되는 대 저택에 살 만큼ㅡ 큰 부잣집 자식 인데다가 처가도 큰 부자여서 참으로 안정되고 호화로운 환경에서 부활,안나 카레리나 같은 불후의 명작을 써 놓았지요.
그런데  이 성공한 부자 소설가가 말년에는 추운 겨울날 어느 이름없는 시골의 기차  간이역에서
혼자서 노숙을 하다가 얼어 죽은 시체로 발견됐다고  하지요.
그의 일기처럼 <죽고 사는 일은 운명>임을  증명이나 하드시 말입니다.

이 일기에서 <자신 속의 인간>이란 문귀를 나는 <휴매니즘,즉 인간성=인간다움=인간애>로 해석하면서
.... 정말 나는 회개할 죄목이 많고도 많구나...하고 큰 한숨 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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