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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7-19 15:46
북실이와 앙살이
 글쓴이 : 독도의병대
조회 : 3,990  
북실이와 앙살이

시어머님이 개를 키우고 싶어 하시니 시아주버님이 강아지를 두 마리를 보내 주셨다.
얼마 뒤 형님도 강아지 두 마리를 또 보내 주셨다.

졸지에 강아지가 네 마리가 되었다.
시어머님은 강아지 네 마리를 품에 안으시고 아들 딸 보듯이 기르셨다.

추운 겨울에도 네 마리 강아지가 먹을 것 만드시느라고 일부러 밖에서 불을 때시며 개 죽을 쑤셨다.

다른 집 강아지들처럼 맛있는 것 많이 못해 주고 국수나 시레기국만 주었어도 강아지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평소에 아주버님 댁에서 가져온 강아지 한 마리가 너무 신경질 적이라 다른 강아지들과는 아예 어울리지도 못하고 음식도 혼자만 먹으려고 신경질을 부려서 우리는 그 강아지 이름을 아예 앙살이라고 지어 주었는데 그 앙살이가 개집에 있지 않고 혼자 멀리 떨어진 비닐하우스에 있는 것이다.

이상해서 자세히 관찰해보니 강아지들이 어렸을 때는 영문도 모르고 앙살이가 화를 내면 화들짝 놀라 도망을 갔는데 점점 커지니 자기들끼리 앙살이 실력을 파악해 이제는 세 마리가 한 덩어리가 되어 오히려 앙살이에게 덤벼들었다.

앙살이는 신경질만 부리다 보니 먹는 것이 살이 안가 비쩍 마르고 덩치도 점점 차이가 나서 네 마리 중에 가장 작았다.

개들을 풀어 놓기만 하면 앙살이에게 달려 들어 괴롭히니 앙살이는 아예 멀리 비닐하우스로 피난을 가서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암놈 세 마리를 묶으면서 우리는 앙살이를 불쌍히 여겨 제일 좋은 집을 앙살이에게 주었다.
그러나 앙살이는 자기집을 가지고 있어도 굳은 마음 문을 열지 않았다.
여전히 집안에 틀어 박혀 있었다.
먹이를 주면 맛있게 먹지 않고 때로는 바닥에 다 쏟아 놓으니 주는 사람들까지도 기분이 나빠졌다.

숫 놈인 북실이는 묶지 않고 풀어 놓았는데 먹이를 주면 이곳 저곳 다니며 얻어 먹었다.

그런데 북실이는 앙살이에게 먹이를 가장 많이 주었는데도 앙살이 곁에는 잘 가지 않고 다른 암놈들 옆에 가서 얻어 먹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갑자기 북실이의 비명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북실이가 집 뒤 산에 가서 덫에 걸렸는지 발목이 끊어진 채로 왔다.

피가 흐르는 북실이를 보면서 눈 내리고 추운 겨울철에 살려 두면 더 고통일 것 같아 잡자는 얘기가 나왔다.

원래 시어머님이 개들을 키우고자 한 목적이 이 개들을 잘 키워 찾아오는 자녀들 몸 보신 시키기 위함인 줄 아는 나도 피를 흘리며 고통스럽게 울고 있는 북실이를 보는 것이 더 고통스러워 시어머님의 뜻대로 하자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북실이 치료부터 해주자고 해서 우리는 할 수 없이 북실이를 데리고 동물 병원엘 갔다.
북실이 몸 값보다 치료비가 많이 들어가도 일단은 빨리 낫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사람들이 먹는 마이신을 먹이고 꾸준히 치료를 한 결과 북실이 상처는 아물었다.
그러나 북실이는 네 발 아닌 세발로 뛰어다니는 이상한 개가 되었다.

우리가 밤늦게 퇴근해 돌아 가면 북실이는 어김없이 마중을 나와 반가와 못 견디겠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반겼다.

그런데 우리집에 문제가 생겼다.
환자 할머니 한 분이 와 계시는데 그 분은 꼭 보신탕을 먹고 싶어 하셨다.

우리는 의논을 했다.
어느 개를 잡을까?
그 할머니는 세발로 다니는 북실이를 원하셨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키운 개를 차마 잡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바꾸어야 하는데 아직 어린 개를 누가 바꿔 줄려고 할지……

우리는 의논을 거듭했다.
결국 우리는 북실이와 앙살이 두 마리를 데려다 주고 한 마리를 바꾸어 잡기로 했다.

아이들도 그 할머니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데 이의를 걸지 않아서 우리는 그대로 실행했다.

차에 북실이와 앙살이를 싣고 가며 안스러워 김밥을 던져 주었다.
닥쳐올 어려움을 미리 예감한 듯 두 마리 다 먹으려 들지 않았다.

네 마리가 같이 먹으면서 자랐지만
두 마리는 남고 두 마리는 갔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신경질적인 외톨이는
살기가 힘든다는 것을 보여준 앙살이!

내가 낙오되면 어쩔 수 없이 버림받을 수 밖에 없는
냉정한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 북실이!

똑 같은 쌍둥이로 태어나도 인생을 준비하는 사고 방식에 따라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나는 어떤 그릇을 준비할 것인가?

그 그릇을 만들기 위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학창시절에 그 그릇의 80%가 만들어 진다면
우리는 그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내야 하겠는가?

                                독도의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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