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쌀 –12. 새들의 잔치
“낙동강 얼음판에 서 있는 저 오리는 발이 얼마나 시릴까?”
“오리가 발이 시리다는 말은 생전 처음 들어보네. 하하하
오리야! 너의 발이 얼마나 시린지 설명 좀 해주어라. 하하하”
다리를 지나다 보니 얼음이 떠 다니는 낙동강 한쪽에서 걸어다니는 오리들의 모습이 너무 춥게 느껴져 추운 겨울에 얼마나 발이 시릴까 싶어 무심코 말했는데 남편은 내 말을 듣자 마자 배꼽이 빠져라고 웃었다.
독도쌀 추수 하다가 중단하고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시민단체 행사가 있어 양양에 며칠 다녀왔더니 그 사이 베어 놓고 미처 옮기지 못한 벼를 오리들이 다 먹었다.
저녁이면 수 십 마린지 수 백 마린지 모르는 낙동강을 찾아온 오리 떼들이 독도쌀을 베어놓은 논에 까맣게 앉아 수확하기도 전에 널려 있는 나락을 사람보다 먼저 시식 했다.
원래 시식은 조금만 먹는 것이 예의인데 이 오리들은 예의라곤 하나도 없어서 나락이란 나락은 깡그리 다 먹어버리는 바람에 그 논의 나락은 수확하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집에 옮겨 둔 벼는 막대기로 두드리면서 탈곡하는 과정에서 껍질이 벗겨지자 껍질이 벗겨진 쌀을 먹기 위해 구미에 적을 두고 있는 참새떼들은 다 모여 들었다.
독도쌀 타작하는 동안 독도의병대 타작마당에는 구미 참새떼들의 즐거운 합창이 끊어지지 않았다.
힘들게 농사지은 독도쌀!
수확하지 못해 한편으로는 섭섭한 마음도 없잖아 있긴 했지만, 이왕 먹으려면 빠지는 논에서 집에까지 일일이 실어 나르는 수고를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먹어준 오리떼들이 고마웠다.
독도쌀은 사람만 배부르게 해준 것이 아니라 추위를 피해 이역만리에서 날아온 오리떼와 토박이 구미참새떼들에게까지 잔치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