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쌀 – 9. 세 사람이 모셔야 움직이는 이앙기
워낙 수구렁이다 보니 논에서 수동이앙기가 전진이 안 되어 대학생인 딸과 자원봉사 하러 온 청년이 앞에서 이앙기를 끌고 남편은 뒤쪽에서 이앙기를 밀면서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내어 독도쌀 모를 심었다.
하지만 그 이앙기 작업조차도 불가능한 논은 다니러 오신 시이모님, 딸, 아들, 88세 시어머니까지 총출동이 되어 손으로 모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 모내기를 시작했을 때는 땅이 수구렁이다 보니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데다 몸무게가 장난이 아닌 나는, 한걸음씩 걸을 때마다 장화가 벗겨지고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다.
얼굴은 햇볕에 그을려 새까맣게 타고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수구렁을 종횡무진하다 온 몸은 흙탕물이 튕겨 뒤범벅이 되고, 육중한 몸으로 비틀거리며 모를 들어다 나르다 수구렁에 빠져서 다시 일어서는 일을 수도 없이 되풀이 했다.
아가씨 때보다 늘어난 몸무게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중년의 풍성함은 몸무게에 있다고 웃음 반 농담 반 얘기하며 흘려 버렸는데 수구렁 논에 넘어져 일어서지 못하는 일이 계속 되자 풍성함 운운하며 웃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자신이 처한 곳에서 이름 없이 독도를 위해 수고하는 전국의 숨은 의병들에게 한민족의 독도사랑을 담아 주먹밥으로 제공하고 싶어서 시작한 독도쌀!
계산이 빠른 사람이 볼 때는 참으로 경제성이 없는 일이라고 비웃을 지 몰라도 독도쌀을 만든다는 희망 때문에 독도의병대 식구들은 수구렁 속에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모를 심었다.
88세의 시어머니는 아예 수구렁 논에 주저 앉아 모를 심으셨다.